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레버리지를 활용하지 않는 것을 투자의 기본 원칙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레버리지를 사용하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레버리지를 써서 투자할 지 여부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적어도 왜 레버리지를 사용해 투자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포지션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오늘은 본업이 있는 개인투자자인 제 관점에서 왜 레버리지를 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을 보는 많은 분들도 저처럼 본업이 있는 개인투자자라고 생각하고, 제 케이스와 비교해서 자신만의 레버리지 사용 원칙을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먼저, 스스로의 상황과 투자 스타일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주식 투자를 하는 환경과 스타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투자 스타일은 보통 성장주 장기투자 포트폴리오 + S&P500 초장기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
- 본업이 따로 있고, 투자는 본업이 아닌 상황
- 본업이 아니므로, 투자 관련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고 시장을 못 보는 경우도 있음
제가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 이유 또한 위와 같은 저의 개인적인 상황에서 출발합니다. 저는 저의 이러한 환경을 기반으로, 레버리지를 최대한 안 쓰는 것이 수익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내 인생의 ROI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시간 지평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저의 메인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의 종목들은 3년 이상 보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AMD의 경우 (비중은 많이 줄었지만) 2017년부터 보유하고 있는 종목입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S&P500 ETF의 경우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절대 팔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투자를 아주 긴 시간 지평으로 접근합니다. 이는 개인투자자로써 다른 기관들에 비해 엣지를 가져갈 수 있는 전략(기관 투자자 또한 직장인들이기에 1년 단위 실적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이기도 하고, 이러한 전략을 가져가기 때문에 레버리지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TQQQ 같은 세배 레버리지 ETF를 장기적으로 투자했을 때 수익률이 더 좋은데 왜 그게 레버리지를 안 쓰는 이유인지 궁금하실 겁니다. 맞습니다. 3배 레버리지를 쓰면 수익률 자체는 더 좋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백테스팅을 돌려보면 실제로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영화 매트릭스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옵니다.
이 문장은 지식으로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문장입니다.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 모피어스
저는 레버리지 장기투자가 무조건 좋다는 분께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실제로 TQQQ의 길을 걸을 수 있나요?
저 또한 지금까지 TQQQ의 길이 결과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줬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길을 걸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2025년 4월 2일에도 매수 버튼을 누르고 수면장애가 오지 않는 사람이라면 괜찮을 거 같긴 합니다. 저라면 그런 베팅을 했을 때 밤에 잠이 오지 않아 인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는 위의 사진처럼 MDD가 -80%, -50%일 때 멘탈을 유지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압니다)
레버리지 장기투자는 필연적으로 1. 높은 MDD 2. 레버리지 안에 숨어있는 수수료를 이겨내야 합니다. 저는 위 그림처럼 80%가 빠졌을 때 팔지 않고 분할매수할 자신이 없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한 사람이 있다면 리스펙합니다) 또한 레버리지는 공짜가 아니고, "시간"이라는 고려요소가 하나 더 들어가기 때문에 이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하워드 막스가 이야기했듯이, 레버리지는 "결과를 증폭시켜주는 도구"로 이해해야 하지 "수익률을 높여주는 도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왜 레버리지를 쓰고자 하는 걸까요?
레버리지를 쓰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느리게 부자가 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느리더라도 확실하게 부자가 되고 싶지, 빠르고 불확실하게 부자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길은 심리적으로 어려운 길이라, 많은 이들이 레버리지의 유혹에 쉽게 빠져버리곤 합니다.
마치 술, 담배를 안하고 충분한 수면과 좋은 영양소를 섭취하면 건강해지지만,
그것보다는 한방에 살을 뺄 수 있는 다이어트 주사를 선호하는 것과 같습니다.
(요즘은 위고비가 있어서 100% 맞지는 않는 비유이긴 합니다.)
저는 레버리지 투자 자체에는 전혀 반대하지 않고, 저도 아주 가끔 레버리지를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아주 제한적인 상황에서 Conviction이 클 때만 사용합니다.
많은 주변 분들이 단순히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선택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저는 레버리지를 썼을 때 내가 만약 틀린다면, 증폭된 손실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은 내려갈 때는 -50% 지만, 다시 올라갈 때는 +100%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스스로 고민해본 결과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증폭된 손실의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런 상황이 오면 매매 타이밍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하기 쉽다는 것을 알기에,
실수를 피하고자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앞서 말했듯이 긴 시간 지평으로 투자를 바라보고 있기에,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레버리지 포지션을 잡을 때부터 이런 고민을 해야 나중에 심리적으로 어려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